이 책은 역사적으로 얼마나 가치 있는 책일까? 우리는 이 책의 내용을 분석하기 이전에 이승만 박사 주변의 사람들이 이 책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이 책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 국부 이승만 박사의 나라설계도

‘대한민국사랑회’ 회장 김길자씨는 이 책이 우리나라 문화권을 바꾼 책으로 평가한다. “이 책은 5천년 동안 내려오던 우리나라의 역사적 전통, 즉 대륙문화권에 속해 있던 정치, 사회, 문화적 전통을 단 한권의 책으로 번쩍 들어서 해양 문화권으로 옮겨놓은 기서(奇書)이자, 세계화와 선진화를 지향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위한 예언서이다”(독립정신 발간사 XI).

박기봉은 이 책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건국이념을 담보해 줄 강령임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우남 이승만은 어떻게 해서 20대의 나이에, 그것도 감옥생활을 5년이나 한 후(1904년)에 이런 책을, 조선왕조 5백년을 통털어 최고수준의 국민계몽서, 경세서(經世書)리다 정치사상서이며,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 이후 선진화와 세계화를 지향해 온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청사진으로 평가되는 명저를 쓸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XIV). 또 김길자씨는 “이 책은 우남 이승만 개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 전체가 영원한 국가 정체성 및 개인의 이념으로 삼아도 좋은 정도로 깊이, 넓이, 풍부함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XII)라고 말했는데, 이런 발언들은 이승만 박사가 우리나라의 번영과 행복을 위한 설계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국부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이승만 박사는 모든 국민들 각자의 주권을 생각했다.

정도전이 설계한 이씨왕조 시대에 과연 백성들의 주권이 있었는가? 그 당시에는 나라 주권이 오직 왕에게 있었고 신하들이 왕의 권력을 견제하며 나름대로 권력을 행사했다. 이런 점에서 을사조약에서 일제가 탈취한 것은 국민의 주권이 아니고 이씨왕조의 통치권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국민 모두가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은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세워진 이후에 비로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한국 정치 역사에서 수권적(授權的) 국민에서 주권적(主權的) 국민에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추구한 내용을 그 중심에 두고 있다. 다음과 같은 김길자씨의 지적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조선시대의 모든 경세서(經世書)들은 임금 한 사람이 지배하는 왕권과 모든 백성들을 지배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불쌍한 백성들을 어루만져 주는 인정(仁政)이 최선의 정치라는 관점에서 출발하였지만, 이 독립정신은 백성들을 더 이상 지배의 대상이 아니라 나라의 주인으로 보고, 자유, 자주, 독립적이고 스스로 시비를 판단할 줄 아는 각성된 계몽인들이 모여서 ‘나라 집’이란 단체를 만들고, 법을 제정하여 운영해 가는 자유민주주의 사상에서 출발하여 쓰여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XII).

박기봉씨는 이조시대의 백성들이 노예에 방불했음과 대한민국이 수립됨과 동시에 백성들이 주권을 행사하는 환경을 맞이했음을 잘 지적하고 있다. “그가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당시 조선의 상황과, 수천년간의 압제로 굳어버린 비굴하고 피동적인 노예사상에 찌들어있던 조선 백성들에 대한 얘기들은 오늘날의 우리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볼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XIV) 사실 이승만이 추구하던 나라는 백성들이 노예적인 삶에서 해방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였던 것이다. “미국과 같이 자유, 자주, 독립, 민주, 공화, 사장경제가 실현되는 나라를 목슴 바쳐서라도 세우고 싶어했다”(XIV).

3. 이 책을 저술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

이승만이 독립협회의 회원으로서 활동하다가 1899년 1월 9일에 역모죄(逆謀罪)로 수감되어 5년 7개월간 감옥살이 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다. 사실 이승만의 사상적인 변화에 있어서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감방에서 선교사를 통해 복음을 받고 성령 체험을 한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기봉씨은 이런 사실을 잘 인용했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면 (선교사가 차입해준) 신약성경을 읽었다. 그런데 배제학당에 다닐 때에는 그 책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어느날 나는 선교학교에서 어느 선교사가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그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고 했던 말이 기억났다. 그래서 평생 처음으로 감방에서 ‘오 하나님, 나의 영혼을 구해 주시옵소서. 오 하나님, 우리나라를 구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그랬더니 금방 감방 안이 빛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 같았고, 나의 마음에 기쁨이 넘치는 평안이 깃들면서 나는 완전히 변한 사람이 되었다. 그때까지 내가 선교사들과 그들의 종교에 대해 갖고 있던 증오감, 그리고 그들에 대한 불신감이 사라졌다. 나는 그들이 우리에게 자기들 스스로 대단히 값지게 여겨지는 것을 주기 위해서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XVI-XVII).

이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그의 시야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는 울타리, 한국인이라는 제한, 유학(儒學)이라는 동양적 전통에서 벗어나서 모든 문제를 세계사적인 시각에서, 인류 전체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인류의 역사에 작용하는 신의 섭리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XVII). 말하자면 그의 시각이 한 나라 안 곧 우물 속 개구리 신세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관점을 가지게 되는가 하면, 나아가 만물을 초월해 계시는 하나님 차원에서 역사(歷史)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5년 7개월 간의 옥중생활은 이승만 자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역사적 대사건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이 책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국민 전체의 교과서 역할을 할 수 없었을까? 아니면 이 책의 내용에 근고하여 모든 국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 교육을 시킬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 수 없었을까 하는 것이다. 짐작컨대 그 당시 권력에 빌붙어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정치 모리배들이 이 귀중한 보물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 눈앞에 보이는 권력과 재물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나중에 깨달을 수 있겠지만 이승만 박사는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더 위대한 인물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