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편집자는 죄수(罪囚) 이승만이 직접 쓴 “『독립정신』 서문(序文)”을 제1장 총론을 시작하기 이전에 넣었다(9-11). 이승만은 이 서문을 쓰고 맨 마지막에 자기 신분을 가리키는 부분에서 “건국 4237(1904)년 6월 29일 한성감옥에서 죄수 이승만 기록”이라고 자신을 표현한다. 그 내용은 영어(囹圄)의 몸으로 있던 이승만이가 감옥에서 나라와 세상 형편을 보면서 비분강개(悲憤慷慨)하여 우리나라가 어떻게 하면 독립국으로 살아남을까 하는 그런 내용이다, 사실 이 책 전체는 독립(獨立)이라는 내용으로 꿰뚫고 있다.

동시에 이승만은 그 당시 백성들이 부패하고 무식했음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위로 양반들은 그 정신이 썩었음을 인식하고 있었고, 아래 서민층은 무식하여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데 무엇을 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승만은 쓰러져 가는 나라를 위해 이런 국민들을 교육시키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이 없음을 지적한다.

이승만은 『독립정신』 제1장 총론(21-23)에서는 나라를 잃게 된 슬픔을 토로함으로 시작한다. 나라가 없으면 집도 없고 한 몸 식구들이 살 곳이 없음을 지적하면서 백성들이 국가공동체 운명에 함께 참여할 것을 지적한다. 그는 우리나라를 폭풍우가 몰아치는 만경창파(萬頃蒼波)를 건너가는 선박(船舶)에 비유하여 그 난관(難關)을 설명한다. 이승만은 이 선박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배에 탄 백성들이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하며, 어떻게 행동할 것을 설명하는데, 이 내용은 사실상 그의 본 저서 『독립정신』의 윤곽을 보여주는 것 같다.

먼저 그는 이 배가 극도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사공은 물론 선객(船客)들도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쓴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의 안위가 우리 백성들에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 전체를 통해 자주 강조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살리고 잘 되게 하는 것은 외국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다.

둘째, 배가 파선될 위기에 처하게 되면 수많은 보배와 보물을 가진 자라도 네것 내것 따지지 않고 배가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사공들과 선객들이 함께 도모해야 됨을 지적하면서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들이 함께 상부상조(相扶相助)해야 하는 공동체 운명을 암시한다. 사실 이조시대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성리학(性理學)적인 혈연적(血緣的) 지연적(地緣的) 공동체 개념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공동체 개념과는 다른 것이다.

셋째, 파선위기에 처한 배에 탄 모든 사람들은 이 배를 구조하기 위해 각자 한 분야에서 각기 할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위기에 처한 그 당신 대한제국 사람들은 자기가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말고 함께 일하자는 것이다.

넷째, 만일 선원들과 선객들이 각기 이기주의에 빠져서 한 마음으로 협력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낭패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승만 박사는 그 당시 우리나라 형편을 이런 시각으로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위의 내용을 다음과 같은 한 단락의 말로 요약정리한다. “우리 대한 삼천리강산은 곧 2천만의 생명을 싣고 풍파(風波) 거센 대해(大海)에 외로이 가고 있는 배와 같다. 생사(生死)와 존망(存亡)의 급함이 조석(朝夕)에 달려 있으니, 이는 삼척동자라도 다 짐작하는 바이다. 어떻게 위태한지,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는지는 아래에서 다시 말하겠지만, 우리는 지금 당장 물에 빠져가고 있는 배 안에 앉아 있으니 정신을 차리고 봐야 할 것이다.”(23).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