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보며

▲ 전국에서 생업을 포기하고 광화문 광장에 모인 7만5천여명의 택시종사자들은 생존권 보장 및 카카오 카풀사업 전면 중단을 외치면서 삭발식에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택시 앱이 출시되자 택시업계는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반겼고 너도 나도 카카오 앱을 다운 받았다. 순식간에 카카오택시라는 앱은 이용자가 늘어났고 상호 공생의 길을 가는 것처럼 보였다. 택시는 근로시간 안에 많은 고객, 원거리 고객을 태우므로 수입을 올려야 하지만 카카오택시는 앱 다운로드 숫자와 사용자의 DB외 플렛폼으로서의 기업가치 그리고 다양한 사업 확장을 포함한 비즈니스 목표가 따로 있음이 분명했기에 앱이용을 무료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의 카풀서비스를 출시해 카풀 크루를 모집하자 전국 택시노사 단체 4곳은 이에 반발해 전면 파업을 한 후 18일(목)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 및 택시업계의 파업에 대해 정확한 정보나 법적 기준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개인 경험이나 단순 승차 불편에 따른 의견들이 여론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다양한 언론매체들 또한 이번 파업의 정확한 법적 문제점과 택시업계 현실 개선 및 국민 승차불편 해소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양분된 편파적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법의 빗장을 푼 정부와 공무원도 책임져야

우버로 인해 택시업계는 한 차례 홍역을 치른바 있다. 그때 정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이유로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공유경제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4차산업혁명이 불러 온 IT업계의 플랫폼 또는 앱 개발 사업들이 중심적 역할을 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택시 관련 앱들도 수없이 만들어 졌지만 대부분이 택시기사 및 고객의 DB에만 욕심을 내왔던 터라 택시기사의 복지, 수입증대, 처우개선 등 그 사업을 인해 나아져야 할 택시기사는 여전히 그들에게 일개미같은 존재로서 택시운전사일 뿐인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안타깝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일반 승용차로 여객(승객)을 태우고 수익을 받는 것은 엄연한 자동차 불법 유상운송행위로 법에서 금지하고 있다.출퇴근 시간의 택시를 못 잡아 불편을 겪는다는 정확한 통계 데이터가 제시된 사실을 아직 본 적이 없다.

그와 관련해서 사전에 출퇴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 종사자의 처우개선 및 수입구조 개선에 대한 정책도 제시하지 않은 채 방송 및 여론몰이를 통해 일반적 국민 여론이라며 카풀제를 시간별 허용하는 법의 빗장을 푼 것 자체에 대해 정부와 해당 공무원이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올바른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어야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산다고 하지만 국민들과 공존공생해야 한다는 기업가 정신은 살아있어야 한다. 신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때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시작해야 하고, 규제가 있으면 풀어나가되 관련 업계 종사자들과 공생할 수 있도록 업무적 제휴를 하는 것이 바른 기업가정신이라고 본다. 카카오는 카풀서비스를 왜 일반 개인승용차까지 끌어들여서 사업에 적용하려고 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한다.

택시산업과 공생하고자 했다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발목이 잡혀있는 택시산업의 규제부터 풀어달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니 였을까?세계적으로 한국의 택시요금이 가장 싸고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사실은 해외를 다녀 본 사람이라면 바로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한국 택시만이 몰매를 맞아야 하고 매년 년말 년초가 되면 대부분의 방송 및 언론매체들이 카메라를 들고 강남사거리, 광화문, 홍대에 나가 승차거부에 대한 장면만 촬영해 여론을 조성하는 것일까?

그들은 왜 택시종사자들의 근로환경, 급여수준, 복지, 여가생활, 나아가 인격에 대해 존중해주지 않고, 택시운전대를 잡았으니 태풍이나 폭설, 야간운전도 승객이 받는 당연한 서비스라고 여기며 가장 필요한 택시요금 인상에는 반대하는 것일까?

작년 유일하게 천만 관람고객을 넘긴 <택시운전사>라는 영화가 온 국민들의 가슴에 감동을 준 사실이 있다. 진정 국민들은 택시기사를 나쁘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가정의 아버지로서, 운전에 대한 전문직업인으로서, 자신과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안전운전을 하면서 주야로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이 내가 20여년간 바라본 택시운전 기사분들이다.또한 누구보다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정부, 기관, 단체에서 부르면 솔선수범하여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공유경제라는 미화된 말로 규제 완화가 무작위적으로 시도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카카오의 카풀사업은 더 시간을 두고 제고되어야 하고 꼭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 시행해어야 한다면 택시업계에 기술을 적용해서 진행되는 택시카풀제도를 정착하도록 정부는 공감대 형성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택시산업의 전면 개혁을 통한 국민 교통편의 제공에 초점 맞춰져야카카오의 카풀서비스 사업진출은 관련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위법과 적법의 공유선상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카카오의 카풀 사업이 옳은지 아닌지도 판단에 신중해야겠지만 현재 유사한 여러 형태의 불법유상운송행위들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을 단속하지 못한다는 점도 행정 담당자들이 반성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전국 자치단체장은 택시요금의 전 세계적 비교 분석 자료를 통해 한국의 택시가 국민들의 교통서비스를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도록 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데 앞장서고 택시종사자들의 근로시간 및 환경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제도적 개혁 안을 제시해야 한다.

택시를 이용하는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도 택시산업의 활성화와 교통불편의 해소를 위한 다양한 문제해결 방안들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법적으로 면허사업권자인 택시종사자들이 출퇴근시에 카풀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둘째, 택시의 부재를 탄력적으로 해제하거나 완전히 풀어서 자유로운 근무환경과 종사자 건강 및 복지를 향상시키는 방안이다.

셋째, 일시적인 교통수요 해소를 위해 카풀을 허용한다면 수년간 택시감차사업을 해 온 것과는 대치되는 것으로 정부의 분명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넷째, 무엇보다 택시종사자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근로시간에 대한 수입보장이 승객에 대한 친절로 이어지도록 하는 선순환적 택시산업 구조개선이 필요하며 단순한 승객을 태우는 것만으로 수입을 올리게 묶어 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전면 개편이 연구, 논의되어져야 한다.

다섯째, 택시산업계 및 종사자들의 자성적 노력도 이번 계기를 통해 마련되고 택시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택시정책 연구가 택시업계에서 자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여섯째, 제주도와 부산시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지하철, 버스, 택시의 환승제도가 전국으로 확대시행 된다면 국민들의 교통편의 및 만족도는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 국회와 정부는 교통환승제 확대와 제도마련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택시산업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택시종사자들은 국민들과 매일 만나고 이야기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나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달 할 수 있는 헤모글로빈 같은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저의 대우로 받지만 고강도의 근로조건 요구를 묵묵히 수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택시종사자들에게 돌아오는 비난과 불편하고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최고 40년간 운전을 한 택시기사분들의 뒷모습에서 우리 국민들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들이 있었기에 교통분야에서 한국의 발전에 일익을 담당 할 수 있었고 지역사회는 따뜻함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4차산업혁명이니, 공유경제라는 말을 앞세워 한국 사회를 지탱해 온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고 고생한 분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해서는 안된다. 한국이 진정한 글로벌 선진국으로 성장하려면 음지에서 보이지 않게 일하고 고생하는 이들을 품어주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한다.

여.야 정치인들이 이번 택시종사자들의 집회를 단순히 정치 홍보수단으로 이용하지 말고 택시산업의 전면적인 개혁을 위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다양한 관계자를 참여시켜 연구하며, 그 결과를 국민들이 공감하도록 책임있는 정책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