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하늘에 있는 별을 따오는 것’, ‘스님 머리에 머리핀 꼽는 것’, ‘65세 이상 된 노인이 아내에게 존경 받는 일’이라 한다. 그런데 이들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있다. 그것은 저출산 문제이다. ‘하늘에 있는 별을 따오는 것’은 낭만적이라도 한데 저출산 문제는 매우 공포스럽고 해결하기가 어려워 국가의 장래가 매우 걱정된다.

병을 고치려면 우선 무슨 병인지 알아내고 원인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이해하기 위하여 먼저 인구가 어떻게 증가해 왔나를 알아보고자 한다.

인간은 300만년 전에 탄생했다고 한다. 이때 탄생한 인간은 299만년 동안 매우 느리게 증가한다. 식량이 부족하고 추위와 더위에 노출되었으며 각종 질병을 견뎌야했기 때문이다. 또한 맹수에게 잡혀먹는 일이 많고, 다른 인간에게 살해되는 일, 부족간의 전쟁으로 죽는 일이 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게 된 첫 번째 사건은 BC 1만 1천년 경에 발생했다. 현재의 터키, 요르단, 이란 등의 지역에서 농경이 시작되었고 유럽, 아시아, 동아프리카 지역으로 전파되었다. 농경으로 인하여 식량이 증산되었고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여 BC 1만년 경에는 인구가 500만명에 이른다.

다음 사건은 BC 3천년 경에 발생한다. BC 32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도시국가가 탄생하고, BC 3100년경에는 이집트에서 국가가 탄생한다. 그 후 인도, 중국에서 국가가 탄생한다. 국가가 탄생하기 전에는 살인, 강도, 도둑에 대한 국가적 처벌이 어려웠다. 따라서 개인 간, 또는 집단 간의 분쟁이 매우 많고 15% 이상의 사람들이 살해되어 죽었다. 이것을 국가가 탄생함으로써 법을 만들고 국가가 통제함으로써 사회가 안전하게 되었다. 국가가 탄생함으로써 홍수, 가뭄들을 공동으로 대처하게 되기도 하였다. 국가의 탄생 덕분에 BC 2500년경에는 인구가 1억명으로 증가한다.

다음으로 인구가 크게 증가하게 된 사건은 1492년에 발생한다. 콜럼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여 토마토,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의 작물이 전 세계에 전파된다. 특히 감자는 1700년대 후반에 유럽 전역에서 재배되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옥수수는 현재 생산량이 가장 많은 작물이며 인구 증가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콜럼부스 덕분에 1800년경에는 인구가 10억명에 도달한다.

다음 사건은 1763년에 발생한 산업혁명이다.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농업 생산량이 급증하게 되었으며 과학의 발달로 인하여 의학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산업혁명 덕분에 1920년에는 20억명에 도달한다.

다음 사건은 1796년에 개발된 천연두 백신이다. 백신의 발명으로 30% 정도가 죽던 천연두를 퇴치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후 결핵, 콜레라, 소아마비, 홍역, 간염, 폐렴 등의 백신이 개발되어 70%의 사람들이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된다. 1960년에는 30억명을 돌파하게 된다.

그 후에도 식량생산은 빠르게 증가하고 의학은 눈부시게 발달하여 2011년에 70억명을 돌파하고 2018년 현재 77억명에 이르고 있다.

안전의 확보, 식량의 증가, 의학의 발달에 따라 빠르게 증가하던 인구는 2100년경 112억명에 도달한 후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량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고,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사회는 더욱 안전해지는데, 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까?

김민식 칼럼리스트

두리저출산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