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牛步) 황성철(黃成喆​) 칼럼리스트

鳩 ; 비둘기 구, 首 ; 머리 수, 凝 ; 엉길 응, 議 ; 의논할 의.

비둘기 떼가 머리를 맞대고 엉켜있는 모습이 무슨 큰 논의나 하는 듯 보인다는 뜻인데, 그래봤자 새 대가리들이 모여 뭔 놈에 건설적인 합의가 나오겠나? 하는 자조가 섞인 비유이다.

우리의 정치판이 그러하다. 한심한 鳩 首 凝 議 판이다. 이리 얽히고 저리 설킨 서로 간의 이해관계로 말미암은 이합집산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어제는 서로 물어뜯듯이 싸우다가, 이익이 맞아 떨어지는 껀수가 생기면 오늘은 실실거리며 악수를 하고 같은 표를 찍는다.

일년내내 싸우다가, 내년도 예산심의 기한을 일주일이나 넘긴 오늘까지도 주구장창 머리끄덩이 맞잡고 싸워대던 민주당과 한국당이 ​슬그머니 주먹을 풀고 어깨동무를 했다. 그 이면에는 소위 힘께 나 쓴다는 각 당 중진들의 막대한 '지역구 예산 몰아주기'라는 덩어리 큰 미끼가 작동 됐다는 사실을 알만한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저렇게 먹을 것 다 먹고 나면 또 다른 먹잇감을 놓고 다시 으르렁 대고 다툴 거라는 것도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어리석지 않은 우리 국민들은 그래서 '또 鳩 首 凝 議 하고 있네' 라고 비아냥거리는 것이다.

바보가 아닌 우리 국민들은 여야 중진들의 지역구 예산 뜯어가기에 대해 당연히 알고 싶어 한다. 국회는 소상히 밝히라. 힘 좋은 의원들 누구누구가 차기 선거에 다시 당선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국민의 세금을 자기들 선거 비용? 으로 덜어내 갔는지,...​

유세막사진(有勢莫使盡) 세진원상봉(勢盡寃相逢)이란 말이 명심보감에 나온다. 권세를 함부로 부리지마라, 권세가 다 하고 나면 원수와 서로 만난다.

라는 뜻이다. 권불십년 (權不十年). 십년도 못갈 것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