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방송에서 끊임없이 선전 선동해왔던 경제적 결핍, 일-가정 양립 어려움, 양육비 부담 등이 저출산의 원인이 아니라면 무엇이 저출산의 원인이란 말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지만 ‘인간은 거짓말하는 동물’인 것 같다. 거짓말을 너무나 많이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거짓말을 못하는 동물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동물은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 있으며, 혼자 사는 동물이 있다. 대가족으로 사는 동물이 있으며, 1인가구로 사는 동물이 있다. 온 종족이 같이 사는 동물도 있다.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누, 들소 등은 모두가 같이 산다. 하늘을 나는 가창오리, 바다에 사는 정어리, 고등어, 멸치 등은 떼를 지어 산다. 이들이 떼거지로 모여 사는 이유는 주변에 포식자가 있기 때문이다. 무리에서 벗어나면 잡혀 먹히기 때문에 무리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이동을 하는 동물은 대규모로 모여서 이동한다. 이동할 때 가장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동할 때는 숨을 곳이 없으며, 포식자가 숨어서 기습하여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야생 돼지, 미어켓, 토끼 등은 소규모로 모여 산다. 이들은 포식자가 나타나면 땅굴로 피신하여 안전을 확보한다. 이와 같이 잡혀 먹히는 동물은 포식자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모여 산다. 반대로 호랑이, 곰, 표범, 독수리, 상어 등은 혼자 산다. 혼자 살아도 안전하며 원하는 먹이를 사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맹수이지만 모여 사는 동물도 있다. 사자, 늑대, 범고래 등은 포식자이지만 모여 산다. 사자의 주식은 들소인데 혼자서는 들소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협력하여 들소를 사냥한다. 늑대도 들소, 사슴 등을 여러 마리가 협력하여 사냥한다. 바다 최고의 포식자인 범고래도 다른 고래를 협력하여 사냥한다. 이와 같이 포식자의 경우 경제적 이익이 있으면 모여 산다.

환경이 바뀌면 동물들의 삶의 행태도 바뀐다. 무리지어 살던 동물도 동물원에서는 모여 살지 않는다. 들소, 누, 사슴 등의 초식동물도 동물원에서는 모여 살지 않으며 새끼도 잘 낳지 않는다. 울타리가 있어 안전하기 때문이다. 동물원에서는 모여서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도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모두 함께 이동하였다. 훈족이 한나라의 공격을 피하여 서쪽으로 이동할 때, 게르만족이 훈족의 침략을 피하여 서쪽으로 이동할 때, 유대인이 에굽에서 탈출할 때 온 부족이 함께 이동하였다. 먼 거리를 이동할 때 가장 위험하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없던 몇십년 전에, 농촌에서 읍내의 시장에 갈 때 동네 여성들이 여럿이 모여 가곤 했다. 시장가는 길에 강도를 만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이동할 때 위험을 줄이고자 함께 이동하였다.

인간이 마을을 이루고 산 것도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외 딴 곳에 혼자 살면 호랑이, 늑대 등의 맹수, 강도, 도둑 등으로부터 안전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여 살던 인간이 1인가구로 혼자 살게 된 것은 CCTV, 핸드폰, 자동차, 아파트 등의 안전도구가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전쟁이 감소한 것도 원인이다. 경제가 발달하여 혼자서도 먹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된 것도 주요 이유이다. 사회 체계가 발달한 것도 이유이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저출산 현상은 물리적 안전과 경제적 안전이 확보되면서 발생하는 세계적인 현상이고, 사회가 안전하고 혼자서도 먹고 살 수 있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가족이라는 집단이 이익이 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현상이고, 유럽에서 시작하여 전세계로 퍼져 나가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물리적 안전은 1900년경부터 개선되기 시작하여 1990년경에 완벽한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호랑이, 늑대, 곰 등의 맹수는 1940년대 전멸하였으며, 홍수, 가뭄 등의 자연재해는 1990년경 거의 사라졌다. 전염병도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예방되고 있으며, 살인, 강도 등의 범죄도 500년 전에 비하여 1/50정도로 매우 적어졌다.

이러한 물리적 안전은 국가체제의 발달, 교역의 확대,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하여 확보되었다. 전등, 라디오, TV, 전화, 핸드폰, CCTV, 디지털, 블랙박스, 자동차, 아파트 등의 과학기술이 크게 기여하였다.

경제적 안전도 1910년경부터 개선되기 시작하여 1990년경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1990년경 경제가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발전되었으며, 식량이 풍족하여 밥을 굶는 사람이 사라졌다. 건강보험과 연금제도가 갖춰지고 복지가 계속 강화되어 현재에도 경제적 안전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

물리적 안전과 경제적 안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있다. 바로 수명이다. 1910년의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24세였다. 이 당시 영유아 사망률이 60% 이상이었던 것을 반영하면 1910년의 평균수명은 10세 정도였다. 이렇게 낮았던 수명이 2016년 82.4세로 매우 빠르게 증가하였다. 물리적 안전과 경제적 안전이 매우 빠르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명이 긴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낮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물리적 안전과 경제적 안전이 확보될수록 모여 살 필요가 없으며 아이를 낳을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림. 우리나라 평균수명의 변화

▲김민식, 칼럼리스트, 두리저출산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