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만에 손실난 국민연금 ◆

올해 국민연금 전체 기금 수익률이 10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9월 말까지만 해도 기금은 2.38% 수익을 내고 있었지만 10월 한 달간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서 폭락장이 연출되면서 손실로 전환했다. 11월 이후 연말까지 펼쳐진 국내외 투자 환경을 고려하면 연말 기준 최종 수익률 역시 마이너스에 머물 공산이 크다.

28일 국민연금은 올해 10월 말 기준 기금 수익률이 -0.57%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자금 637조원 중 109조원(17.1%)을 국내 주식에, 119조원을 외국 주식(18.2%)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10월까지 국내 주식에서 -16.57% 수익률을 기록해 기금 전체 수익률을 악화시켰다. 외국 주식 역시 9월 말을 기준으로는 8.17% 수익을 내고 있었지만 10월 기준으로는 1.64%로 수익률이 수직 낙하했다.

국내외 주식 수익률은 같은 기간 시장 벤치마크(BM) 지수보다 각각 0.46%포인트, 0.74%포인트 낮은 성과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자산군별 투자 비중을 감안하면 10월까지 기금 손실액이 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10월 중 무역갈등 심화로 인해 촉발된 미국 증시 급락,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영향으로 국내외 주식 수익률이 저조했다"며 "다만 기금 전체 자산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외 채권 수익률은 국내 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평가이익 증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국민연금 최종 수익률 역시 마이너스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11월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0.55% 오르는 데 그쳤고, 같은 기간 미국 증시는 7.87% 추가 하락했다.

국민연금 기금 전체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하는 데다 채권이나 대체투자에서 올릴 수 있는 성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손실로 돌아선 수익률을 만회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내년 2월 공개될 올해 국민연금의 최종 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10년 만에 기금에서 손실이 나게 된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0.18% 수익률로 처음 손실을 봤다. 올해 손실은 당시보다 더 악화된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