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현상은 물리적 안전과 경제적 안전 이외에도 정치제도와 문화, 종교, 도시화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정치제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같은 문화권인 서유럽 국가들의 출산율은 1.3~2.0명으로 비슷하며, 아프리카, 중동, 동북아시아 등의 국가도 지역별로 출산율이 비슷하다. 중남미 국가들의 출산율은 2~4명 정도로 비슷한 출산율을 보인다.

그런데 중남미 국가 중에서 쿠바의 출산율만 현저하게 낮다. 중남미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을 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인 자메이카, 아이티, 도미니카공화국 보다 현저하게 낮다. 이들 국가는 카리브해에 위치하여 기후가 같고, 소득도 비슷하며, 산업도 비슷한데 쿠바의 출산율만 현저하게 낮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쿠바에서는 카스트로가 1959년에 정권을 잡고 1961년에 사회주의 선언한 후 강력한 사회주의 정책을 실시한다. 사회주의 정책을 실시한 후 1966년 4.5명 정도이던 출산율이 1985년 1.85명으로 빠르게 감소한다. 20년 동안 출산율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사회주의 정책으로 인하여 아이를 낳아 키워도 자녀로부터 얻어지는 이익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체제 국가에서는 자산과 생산수단이 국가의 소유이기 때문에 자녀를 많이 낳아 키워도 부모에게 이익이 돌아오지 않으며, 연금과 무상의료 등으로 노후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자녀로부터 얻어지는 이익은 사라지고, 아이를 한 명 낳아 키우나 10명 낳아 키우나 배급은 똑같으며, 자녀가 없어도 노후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아이를 낳아 키울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도 똑같이 보여준다. 북한의 경우 특별한 산아제한 정책을 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한보다 더 빠르게 출산율이 하락하였다. 한 때 좌파 정부가 들어섰던 칠레의 출산율은 남미에서 쿠바 다음으로 낮다.

사회주의 정책을 실시한 국가의 출산율은 여지없이 하락한다. 포퓰리즘 정책을 실시한 국가의 출산율도 빠르게 하락한다. 일시적으로 사회주의 정책을 실시한 국가도 출산율이 하락한다. 사회주의 정책은 한 번 실시하면 폐지하기 어려워 오랜 동안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사회주의가 고착화된 국가 중에 출산율이 높은 국가는 없다. 소련의 영향을 받아 사회주의 성향이 강한 동유럽 국가들의 출산율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 사회주의가 광범위하게 퍼진 서유럽과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출산율도 낮다. 포퓰리즘이 만연한 중남미 국가들의 출산율도 빠르게 하락 중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쿠바와 칠레뿐만 아니라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캐나다의 출산율도 매우 낮다. 출산율이 가장 높은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국가들의 출산율은 다른 국가보다 현저하게 낮다.

사회주의, 포퓰리즘 광풍이 불면 어느 국가든지 출산율은 급락한다. 사회주의 성향이 강한 대한민국도 같은 이유로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 매년 27조 이상의 돈을 쏟아 부어도 출산율이 하락하는 이유이다.

▲표. 중남미 국가들의 출산율 변화

▲김민식, 칼럼리스트, 두리저출산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