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우리나라 출산율, 출처: 나무위키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925년부터 1960년까지 6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1920년대에는 실제 10명 이상의 아이를 낳은 것으로 추정되나 통계는 훨씬 낮은 6명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통계에 영유아 사망자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와 통계가 같아지게 된 것은 백신접종이 보편화되면서부터 이다. 1882년 종두가 처음 실시되고, 1912년 천연두와 콜레라 백신접종을 하였으며, 건국 후 콜레라 등의 백신 18종을 접종하였으나,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이 실시된 것은 1954년이다. 이때 전염병예방법이 만들어지고 천연두, 결핵 등의 7종의 백신이 접종되었다. 백신접종으로 영유아 사망자가 감소하고, 1961년에 소아마비, 1965년에 홍역 백신의 접종으로 영유아 사망자가 거의 사라지면서 통계와 실제가 일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 출생 1년 후에 출생 신고하던 관습이 사라진 것도 이 무렵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지난 100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은 자연상태에서 평균 15명의 아이를 낳는다. 원시사회에서의 출산율이 15명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높은 출산율은 최근까지 유지되었다. 1960년대까지 대부분의 농촌 가정에서는 보통 10명 정도의 자녀를 두었다. 이러한 높은 출산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부터이다. 도시에서는 농촌보다 훨씬 적은 수의 자녀를 두었다. 농촌마을에서 가까운 읍내에 사는 사람들은 3~4명의 자녀를 두었다. 도시에서는 활동 범위가 넓고, 자녀들이 부모의 일을 돕는 경우가 적으며, 농촌보다 안전하고, 밖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 자녀의 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도시화는 1920년 3%에서 1950년 18%까지 서서히 증가하였다. 도시화에 따라 도시에 사는 사람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출산율은 서서히 감소하였다. 그후 도시화는 더욱 빨라져 1960년에는 36%, 1990년에는 80%까지 증가하여 출산율을 빠르게 하락시켰다.

1910년~1950년 사이에 출산율이 하락한 것은 도시화와 더불어 다양한 먹거리와 식량의 증가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다양한 서양 품종의 과일, 채소, 곡식, 가축 등이 도입되었다. 혁신적인 농기계도 다수 도입되었다. 비료도 이때 도입되었다. 농지 개량과 저수지도 만들어졌다. 철도가 놓여 식량이 유통이 용이해졌다. 이러한 새로운 문물 덕분에 농업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것은 평균 수명이 1910년 10세에서 1945년 27세로 꾸준히 증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식량이 풍부해지면 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하락하여 가족의 가치가 내려간다.

1950년~1990년 사이에도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이 시기에는 도시화,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사회생활의 범위가 넓어지고 바빠져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크게 감소하였다.

625전쟁 이후 외국으로부터 많은 의약품이 수입되고 의학이 발달하여 사망률이 빠르게 감소하였다. 사망률 감소는 가족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린다.

1960년대부터 실시하고, 1970년대에는 강력하게 실시한 산아제한 정책도 출산율 하락에 일조하였다.

1956년에 개발되어 1961년부터 판매되고 1968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한 먹는 피임약도 출산율 하락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70년대 말 농촌지역까지 보급된 전기도 출산율 하락에 큰 영향을 주었다. 전기가 공급되어 밤늦게 놀거나 일하는 경우가 많아져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감소하였다.

625전쟁이후 지난 65년간 전쟁이 없던 것, 범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사회가 안정된 것도 가족의 가치를 떨어뜨려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주었다.

1948년 5월 10일 제헌의원을 뽑는 선거가 처음으로 실시된 이후 계속 실시되고 있는 선거도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주었다. 선거가 실시되면 정치인은 국민 우선정책을 실시하여 복지와 국민 혜택이 커지기 때문이다.

1990년 이후에는 복지가 증가한 것이 출산율 하락의 주범으로 생각된다. 복지가 증가하여 경제적 안전이 강화되고 자녀로부터 얻어지는 이익은 감소하여 자녀에 대한 필요성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세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 1994년에 도입된 인터넷, 핸드폰, CCTV 등도 출산율 하락 요인이다.

신용카드가 보편화되고 CCTV가 곳곳에 설치되어 1990년 이후 도둑이 급감하였다. 도둑의 감소는 남성에 대한 필요성을 하락시켜 혼인율과 출산율을 하락시켰다.

이 밖에도 다양한 먹거리,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자동차의 보급, 핸드폰 사용 확대, 친교 범위 확대, 업무의 복잡도 증가, 도시화, 세계화, 고학력화, 여행의 증가, 소득의 증가 등도 혼인율과 출산율을 하락시켰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혼인율과 출산율을 하락시키는 요인들이 계속 강화되고 있어 혼인율과 출산율 하락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출산율을 회복시킬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식 칼럼리스트, 두리저출산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