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각국의 베이비붐

인구증가를 가로 막는 요인은 식량 부족, 전쟁, 질병, 맹수, 자연재해 등이다. 1946년부터 베이비붐이 일어났다는 것은 이 때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46년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해 이다. 따라서 전쟁이 끝난 것이 베이비붐의 원인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 후에는 베이비붐이 없었다. 병사의 귀환과 심각한 경제 위기로부터의 탈출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1~2년 동안 약간의 출산율이 상승했을 뿐이다. 따라서 전쟁 종료를 베이비붐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맹수와 자연재해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나머지 요인은 식량과 질병이다. 전쟁이 종료되어 식량 사정이 지속적으로 나아졌을 것이다. 식량 사정의 개선은 면역력을 높여 생존율을 상승시켰을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생존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식량의 증가를 베이비붐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는 식량 사정에 큰 변화가 없었을 것이며 미국의 경우에는 전쟁 중에도 식량은 풍부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출산율 상승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인은 의학의 발달로 추정된다. 특히 백신의 개발이다. 1946년 이전에 인간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인 천연두, 결핵, 콜레라, 디프테리아, 광견병, 파상풍 등의 백신이 개발되었지만 전쟁으로 인하여 접종이 지연되다가 전쟁 종료에 따라 범국가적으로 접종이 실시됨에 따라 영유아 사망율이 감소하여 출생률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1942년에 최초로 개발된 항생제인 페니실린도 큰 기여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많은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던 결핵치료제가 1948년에 개발된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1952년에 소아마비 백신, 1963년에 홍역 백신이 개발되어 베이비붐이 1946년부터 1969년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각국의 출산율을 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비참전 유럽국가: 이들 국가는 출산율 상승 폭이 작고 기간도 짧다. 전쟁 중에도 경제가 나쁘지 않았고 전쟁 중에도 이미 백신 접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의 대규모 참전과 625전쟁으로 병사들의 귀한 효과와 백신 접종에 의한 영유아 사망률 감소효과로 인하여 출산율 상승효과가 상당히 오랜 동안 지속되고 상승폭도 컸다.

독일, 영국 등의 전쟁 피해국; 병사들의 귀환, 경제 회복, 백신 접종 등의 효과와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욕구 등으로 오랜 기간 동안 출산율이 상승하였으며 상승폭도 컸다.

요약하면, 전쟁 중에 미리 백신을 접종하고 경제 사정도 좋은 나라는 출산율 상승폭이 작고, 전쟁으로 백신 접종을 못하고 경제가 나쁘고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참가한 국가는 장기간에 걸쳐 큰 폭의 출산율 상승이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른 나라의 경우와 다르다. 625 전쟁으로 가난한 나라가 더욱 가난해졌다. 모든 것이 폐허가 되었으며 세계 최빈국의 상태여서 영양 상태가 매우 나빴다. 나쁜 영양상태와 질병으로 영유아 사망률은 50% 이상이었다. 이 상황을 사람들은 ‘반타작하면 잘한 것이다’, ‘수도 없이 죽었다’라고 말하였다. 식량부족과 질병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미국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 지원한 것보다 더 많은 원조를 한국에 했다. 1956년에는 한국 GDP의 13%를 차지하였다. 미국의 지원으로 1954년부터 백신을 접종하고 대규모 식량 지원으로 식량 사정이 좋아지자 영유아 생존율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미국은 분유도 지원했는데 이것은 대부분 영유아 식량으로 쓰였다. 그 결과 영유아 생존율이 급등하여 1955년부터 생존하는 영유아수가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렇게 베이비붐이 시작되었다. 1961년에 소아마비 백신이 추가 접종되고 1965년에 홍역 백신이 추가 되어 상당히 오랜 동안 높은 출생률이 유지되었다.

현재는 식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전쟁이 발발한 것도 아니다. 질병이 창궐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하락하고 있다. 전쟁보다도 더 무서운 저출산 요소가 계속 세력을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저출산 요소를 제거하지 않는 한 출산율 하락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