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와 악의 평범성

▲신숙희 강사, 칼럼니스트, 호주 University of Western Sydney

2019년 3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후보 때부터 힐러리 오바마 민주당 캠프 쪽에서 주장한 러시아와 내통하여 대선 개입한 소위 X파일 스캔달과 관련되어 시작된 뮬러 특검이 종식되어 그 결과를 발표했다. 거의 2년간 트럼프를 괴롭혔던 이 사건은 결국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달과 관련된 증거도 없고 오히려 민주당 세력이 악랄한 수법으로 1,300만 달러를 들여서 황당무계하게 조작하여 트럼프를 끌어내리는 모함이었다. 트럼프대통령은 민주당 힐러리 오바마 측근이 CIA, FBI, 법무성과의 더러운 조작, 도청, 거짓말 등의 헛소문으로 자신을 탄핵하려 했던 부도덕은 곧 반역죄로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 천명했다.

더우기 트럼프는 미국의 주류언론 CNN, MSNBC, WAPO, NYT 방송관계자들이 바로 가짜뉴스를 퍼뜨린 장본인으로 현재 가장 "썩어있고 교만한 자들이며 이들의 흉악함은 가히 기절할 정도이고 이 상식이하의 흉악범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거짓과 사기와 기만을 소위 뉴스라는 제목으로 양산하고 있습니다”라고 매스컴 방송관계자들을 질타하였다.

나는 러시아 X파일 스캔달이 가짜뉴스라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트럼프가 언젠가는 이 X파일 거짓을 폭로할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정확하고 객관적 보도를 선택했고 나의 직관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호주인들도 이런 방송에 세뇌되어 트럼프에 대한 인상이 부정적이라 아무도 나의 말을 믿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트럼프가 곧 탄핵 당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내가 믿는 바를 말해봐야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 사건의 진상을 신문에 투고하는 것도 지금까지 미루었다.

가짜뉴스는 이런 국가적 정치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조직, 지역사회 그리고 좁게는 개인적 차원의 인간관계에서도 늘 일어난다. 가짜뉴스에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도 열심히 봉사한 한인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같이 일한 사람들에게서 근거도 없는 일로 가짜뉴스를 생산해 무고하게 당한 적도 있다. 황당한 것은 사실로 해명된 뒤에도 여전히 세뇌되어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가짜뉴스를 생산할까? 가짜뉴스의 본질은 무엇일까? 심리적으로 탐욕, 시기심, 권력욕, 질투, 원한, 비겁함 등으로 인간 실존의 내면적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 인간은 누구나 본질적으로 활동 자체가 근본적 악을 잉태하고 있다. 또 한편 개인선에서 인간은 선하고 이성적이고 무고하다. 그러나 내가 생각할 때 가짜뉴스는 사회학적으로 항상 두 사람 이상이 모여 집단을 형성하여 자신들의 경계 즉 ‘집단적 경계’(Collective territory)를 만들 때 일어난다. 가짜뉴스는 바로 이군집단이 형성될 때 집단의 영역을 보호하기위해 누군가의 주도로 저절로 정치화가 된다. 이런 소위 사회학적 정치적 존재로서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전체주의적 과정에서 바로 인간성을 상실하고 괴물로 변한다. 개인의 사유는 사멸되며 집단적 전체주의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자신들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것이 소위 독일의 유태인 여자학자 한나 아렌타(Hannah Arendt)가 말한 ‘악의 평범성’(The banality of evil)의 개념이다.

매스미디아가 바로 가짜뉴스의 온상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악의 평범성의 인간성 분열과 상실에서 온다. 현대 기계문명이 낳은 지나친 자유의 범람에서 온 비극 중의 하나라고 유태인 사회학자 에릭프롬이 ‘자유로 부터의 도피’에서 오래 전에 설파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기자들의 노동의 본질은 바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처절한 장면을 자신의 직업상 사건을 취재하여 독자들의 눈을 끌기 위해 포장해야할 직업이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면 여전히 한가족의 따뜻한 가장인 이중성이다.

최근 개봉된 영화 ‘호텔 문바이’에서도 이런 인간성 분열을 본다. 20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인디아의 문바이 호텔을 점령하여 무자비하게 투숙객을 사살하면서도 파키스탄 고향에 통화하며 아버지와 가족을 걱정하는 장면에서 바로 이 근본악은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집단 속에 인간 본성 자체가 변형되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래서 가짜뉴스의 진상지는 파보려고 하면 실체가 거의 없다. 인간들의 ‘무사고’ 즉 ‘사고력의 결핍’으로 본인 스스로 자신의 본성 자체가 그 당시 분위기로 변형되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있다 해도 책임지고 사과하는 사람은 없다. 사과할 정도의 사람은 애초 가짜뉴스를 퍼뜨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실제 가짜뉴스의 진원지는 유토피아적 조직, 사회, 국가를 건설한다는 거창한 이념을 갖고 그걸 이루기 위해 뒤에서 조정하는 소위 독재적 전체주의자이다. 호텔 문바이에서도 젊은 테러리스트들은 끊임없이 전화로 한 주동자에 의해 지시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을 생산하고 또 확대하는 사람은 방송매체 포함 모든 인간이다. 그래서 가짜뉴스에서 면제될 사람은 엄밀히 없다.

인간이 사는 한 가짜뉴스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나도 모르게 원치 않았는데 세뇌되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용서받기 힘든 일을 저질렀는가? 바로 이 악의 평범성의 갭을 인식하는 것이다. 바로 사유하지 않는 자신을 성찰하고 집단이 모였을 때 휩쓸리지 않게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더우기 불량성품의 카리스마적 리더가 제시하는 어떤 활동을 거부할 정치적 행위능력을 키우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객관적, 합리적, 이성적인 정보를 찾아 지식을 흡수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