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아지고 소득이 높을수록 낮아지는데, 10,000$ 이상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1,000$ 이하 국가들

1인당 GDP가 알려진 189개 국가 중에 27개 국가가 1,000$ 이하의 매우 가난한 국가이다. 네팔, 아이티, 타지키스탄, 예멘,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하고 모두 사하라 사막 이남의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1,000$ 이하의 저소득 국가 중에 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네팔 2.12, 아이티 2.92, 타지키스탄 3.36, 르완다 3.88이다. 이들 국가는 가난하지만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편이다. 르완다는 1990년대 초까지 종족간 학살 등으로 불안정하였으나 그후 안정을 찾으면서 치안이 좋은 나라로 변모하였다. 출산율은 1982년 8.4명에서 2016년 3.88명으로 빠르게 하락하였다.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치안이 확보되면 출산율이 하락함을 보여 준다.

출산율이 4명 이상인 국가들은 대부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치안이 불안한 국가들이다.

1,000$~3,000$ 국가들

이 구간의 33개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우크라이나 1.47와 베트남1.95이다. 인도 2.33, 방글라데시 2.10, 미얀마 2.21, 우즈베키스탄 2.46 등도 낮다. 정치적 안정과 사회주의 영향으로 출산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3,000$~7,000$ 국가들

이 구간의 46개 국가 중에서 모든 동유럽 국가의 출산율은 2명 이하이다. 뿌리박힌 사회주의 때문으로 추정된다. 유럽 이외의 국가 중에서는 이란(1.66)과 콜롬비아(1.85)가 낮다. 콜롬비아는 1990년대까지의 정치적 불안정과 치안 불안이 해소되면서 출산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7,000$~15,000$ 국가들

이 구간에 속해 있는 31개 국가 중에서 모든 동유럽 국가의 출산율은 2.0명 이하이며, 유럽 외 지역에서는 태국(1.48)과 브라질(1.73), 코스타리카(1.78)의 출산율이 낮다. 태국은 정치적 안정으로, 브라질은 정치적 안정과 사회주의 영향으로 출산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15,000$ 이상 국가들

55개의 이들 국가 중에서 90% 이상의 국가 출산율은 2.0명 이하이다. 50% 정도의 국가는 1.5명 이하로 매우 낮다. 소득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짐을 보여준다.

GDP가 15,000$ 이상인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높은 국가는 중동 국가들이다. 1.75~2.53명의 출산율을 보인다. 여성을 차별하는 이슬람 종교의 영향으로 보인다.

이 소득 구간에서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이는 국가는 이스라엘(3.11)과 사우디아라비아(2.53) 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GDP가 높으며 정치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 치안도 좋으며 사회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 출산율을 하락시키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높다. 이것은 여권이 매우 낮은 것에 기인한다. 사우디 여성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결혼할 수 없으며, 여행시에는 남성보호자가 동행해야 한다. 운전 금지 조치가 해제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이 밖에도 수많은 규제와 차별이 있다. 이와 같이 여성의 지위가 낮으면 여성은 자녀를 낳아 자녀를 자신의 지지 세력으로 만들려 한다. 조선시대 여성들이 아들을 낳아 자신의 세력을 키우려 했던 것과 같은 이유이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정치가 안정될수록, 치안이 좋을수록, 사회주의적일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출산율은 낮아진다. 경쟁이 완화되고 살기 편할수록 출산율은 낮아진다. 반면에 정치가 불안정할수록, 치안이 나쁠수록, 가난할수록, 여성의 지위가 낮을수록 출산율은 상승한다. 살기 어려울수록 출산율은 상승한다. 이런 현상은 동물과 식물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살기 좋은 세상과 높은 출산율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인가? 살기 좋으면서도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