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강 서안에 내려와 자리 잡은 게르만인들은 원래 종교성이 강한 민족이었다. 그들 중에 솔선하여 기독교를 믿은 부족은 서 고트(Goths)족들이었다. 저들 게르만족들은 주후 2세기 말부터 남쪽으로 이동하여 켈트족을 압박한 후 이른바 프랑크(독일)왕국을 건설하고 계속하여 서 유럽등지를 장악했다. 특별히 A.D 264년경에 갑바도기아와의 전쟁 중에 많은 포로들을 잡게 된 일이 있었는데, 아마 그들을 통하여 구원의 복음을 듣게 된 것이 게르만민족이 예수를 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들 사이에 가장 공헌이 큰 사람은 울필라스(Ulfilas)로 기록되고 있다.

하나님은 택자 구원을 위하여 구속 계획을 세웠다. 그 구속의 계획은 세계사에 나타내었다. 그 세계사의 중심은 구속사이다. 구속사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운동은 역사의 현장에서 교회운동으로 나타났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운동은 역사의 중심이 된다.

1세기 말에는 에베소 교회를 목회하던 사도 요한만이 유일한 생존자였다. 그리고 디모데와 디도는 사도의 보조적 위치에서 소아시아 여러 교회들을 돌아보았다.

2세기에 들어오면서 복음의 중심 세력이 당시 세계의 심장인 로마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이리하여 마침내 로마는 세계 정치적 중심부가 될 뿐 아니라 사실상 콘스탄틴 대제의 밀라노 칙령(313년)으로 말미암아 기독교 중심국이 되어 버렸다. 이때는 벌써 로마의 클레멘트(Clement of Rome, A.D. 95)나 사도 요한의 제자였던 안디옥의 익나티우스(Ignatius of Antioch, A.D. 117)등의 영향으로 교회 안에 감독직이 신앙진리의 교리권과 해석권을 크게 발휘하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심지어 ‘감독이 있는 곳에 교회가 존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익나티우스 다음에 칼타고의 키프리안(Cyprian of Carthago, A.D. 195~258)은 교회 안에 감독직을 더 크게 강화하였다. ‘감독들은 사도들의 후계자이며, 주님 자신에 의하여 직접 택함을 받았다’고 까지 감독직을 극대화 하였다. 이것이 로마 천주교 교회관에 큰 영향을 주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5세기 중엽 이후 예루살렘, 알렉산드리아, 에베소, 콘스탄티노플, 로마 도시의 감독들에게는 대감독이라고 하는 호칭까지 붙게 되었다. 그 중에도 로마의 감독은 감독 중의 감독같이 되어 버렸다. 그리하여 그레고리(Gregory) 1세가 마침내 교황이 되어버리는 지경에까지 나아갔다.

그레고리 1세는 로마 교회의 마지막 대감독이자, 처음 교황이 된 사람이다. 그가 교황으로 즉위 할 때부터(A.D 590) 루터의 종교개혁이 일어날 때까지(A.D 1517) 약 1000년이 되는 이 긴 기간은 중세교회사라 불리고, 이른바 로마 천주교가 세계를 지배하던 암흑시대를 이루었다. 초기 교회의 부흥으로 말미암아 야기된 아름답고 권위 있던 지도자상(像)이 대도시의 큰 교회 지도자의 교권 경쟁으로 말미암아 그 본래의 참 목자상적인 이미지는 사라져 버리고, 그것이 마침내 정치와 종교를 권력으로 장악하는 천주교 교황으로 둔갑하고 변질해 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중세교회는 문화적으로 헬라-로마문화시대에서, 로마-게르만 문화시대로 옮겨지는 과도문화 과정이었다. 북방민족의 침략으로 496년에 서로마제국이 멸망하여 게르만 민족과 라틴족이 어울려 건설한 새로운 봉건문화의 긴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중세기는 서방세계는 북방민족을 천주교적 기독교회가 교화시키는 선교활동이 있었던가 하면, 반면에 동방세계는 이슬람에 의하여 이른바 사라센 문화(이슬람 문화)를 이룩하던 시대였다.

이제 콘스탄틴대제의 기독교 공인 후 게르만 민족 가운데서 가장 복음이 왕성한 것으로 나타났고, 북방 여러 민족의 남침에 시달렸던 당시 로마제국은 화해책으로 저들에게 복음 전도자들을 보낸 것이 독일 복음전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하나님이 붙잡으신 촛대(교회)의 이동은 예루살렘에서 안디옥, 로마제국, 그리고 이제 게르만 민족으로 옮겨졌다.

▲장관섭 발행인/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