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힘들어 지쳤을 때 가족이나 친지의 격려편지 한 장이 만금의 가치보다 큰 힘을 준다는 얘기이다.

추석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올려보니 눈이 시리다. 잊고 있었던 고향 가는 길에 물방울이 맺힌다. 번다한 시름 접어두고 고향집에 맑은 공기 포장에 넣어 편지라도 써 보내 보자. 타향 가서 힘들게 사는 친구에게 막걸리 한통 들고 모처럼 찾아가 손을 잡아보자.

우리가 처한 현 상황은 ​상당히 고통스러울 수 있다.

일본이 '전쟁 가능국가 진입'이라는 음흉한 저의를 품고 촉발한 경제전쟁에 경제계가 우선적으로 당혹해 하고 있고, 이것은 그렇잖아도 어려운 국가 경제에 먹구름을 짙게 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이 합심하여 돌파를 추진하고 있지만 개중에는 일본의 경제 침략을 옹호하고, 우리나라가 도발의 빌미를 주었다고 주장하는 일부 학자와 정치인들, 그에 동조하는 세력들, 그들의 고함소리와 일본에 정면 대응하여 해방 후 지금껏 얽매여 왔던 경제 적자에서 벗어나는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 진정한 경제 독립을 이루자는 국민적 함성이 뒤섞여 민족의 명절인 추석의 풍요와 평안을 어지럽히고 있다.

미국의 협박적인 방위비 인상 요구에다 북한의 어깃장. 게다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 관해 여당 야당이 뒤엉킨 목불인견(目不人見)의 이전투구(泥田鬪狗) 하는 모습까지 눈뜨고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심기는 많이 편찮다 마는- 우리는 숫한 고난의 역사를 끈기와 인내심으로 극복해온 슬기로운 민족이다. 한 마음으로 뭉치기만 한다면 여떤 역경도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깨에 매달린 무거운 짐들 잠시 내려놓고 옛 추억에 잠겨보자. 고향의 어머님께 문안을 하고, 옛 친구에게 편지를 하자. 한가위를 맞아 정치하는 사람들이야 표밭갈이에 더 더욱 바쁘겠으나 그들이야 직업이니 으레 그러려니 내 버려두고 우리네 민초는 한뜸 숨 돌리고 쉬어감도 좋을 것이다. 

가서만금 (家書萬金)이다. 이 추석에는 조용히 되돌아보는 마음으로 객지에서 힘들어 하는 친구에게, 서로에게, 격려가 담긴 따뜻한 편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