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 (自繩自縛)

自: 스스로 자, 繩: 줄 승, 縛: 묶을 박.​

자기가 꼰 줄로 스스로를 묶는다.​

자기가 한 말이나 행동이 올가미가 되어 자신을 해치게 되는 것.​

현 정치권 상황이 그 꼴로 돌아가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까지도 국민들의 우려를 저버리지 않고, 정책 대결이 아닌 권력 다툼으로 날을 새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 표라도 더 긁어모으려는 각 정당들의 표 욕심이야 이해가 간다만, 이런 식으로 민생을 팽개치고 당략에만 몰두 한다면 여야 공히 자승자박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국정감사란 국민이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표해 행정부를 견제 감시하고, 안정되고 발전적인 국리민복을 위해 ​혜안을 제시하여 행정부를 독려해 이를 관철시키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이 국민의 명령을 도외시하고, 각각 당리당략에만 매몰돼 이렇게나 극악하게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어느 국민이 신뢰하고 표를 주겠는가.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의 선택이 현의원들에게 '자승자박'의 교훈을 일깨워 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아주 중대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이다. 역사 속 어느 나라든 전쟁에서의 패인은 내부분열에 있었다. 나라 경제의 명운이 걸린 이 일본과의 싸움에 전 국민이 결집해야 할 이 싯점에 우리는 누구 좋으라고 집안싸움만 하고 있는가? 내부 분란이 워낙 커서 위중한 '경제전쟁' 문제가 장외로 밀려난 느낌이다. '아베'가 비웃고 있다. 우리의 내부 혼란을 기회로 일본은 전열을 강화하고 있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 이란 속담도 있다. 국민들은 지겹다. 제발 그만들하고 일본을 주시하라.

지금이라도 우리가 결속하여 대응하면 경제 전쟁에서 일본을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일본이 스스로 일으킨 경제 제재 조치에 스스로 묶여드는 '자승자박'하는 꼴로 만들어 줄 수 있다.

돌이켜 보라. 이조 500년, 그 세월 지긋지긋한 당파 싸움으로 ​날마다 노론 소론, 동인 서인, 하며 패싸움으로 지새우더니, 그 한줌 권세가들끼리의 권력 다툼에 끼어 국민의 삶은 피폐해져 민란이 일어나고, 급기야 타 민족에게 나라까지 빼앗기게 했던 바로 100년 전의 그 참혹했던 상황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중도가 없다. 극좌와 극우가 있을 뿐이다. 죽기 살기로 무섭게 싸우고들 있다.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경청하고 분별하는 아량이 없다. 남의 말은 중간에 잘라먹고 내 말만 해 대고, 토 달고 막말하고 우기기만 하는 국회가 아니라 말 그대로 난장판이다.

이조 500년을 이어온 노론, 소론 (보수, 진보), 동인, 서인 (전라도, 경상도 ), 그 사색당파가 지금도 시퍼렇게 살아남아서 남부끄러운 줄 모르고 서로 물고 뜯고 싸워대고 있다. 한줌 권력을 서로 뺏기 위해 국민의 안위는 안중에 없다. ​세계에 창피한 노릇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면목 없는 행태들이다.

내년 총선에서는 남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아량 있는 후보가 많아져서 남의 말 잘듣기 경쟁이라도 하는 선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