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춘풍 (四面春風)

四: 넉 사, 面: 낯 면, 春: 봄 춘, 風: 바람 풍.​

​누구한테나 봄 바람같은 따뜻한 얼굴로 대하는 사람을 뜻 한다.

필자의 지인 중에 ​민속품, 골동품 경매장을 운영하는 이가 있는데 존경스럽다. 이 경매장이란 데를 들여다보면, 정직한 사람도 물론 많지만 사기꾼에 거짓말쟁이, 도적놈, 물건만 가져가고 돈 띠어 먹는 인간​ 등등, 벼라 별 좋지 못한 인종들도 들끓는다. 그런 속에 둘러싸여 허덕이면서도 이 친구는 골치 아픈 내색을 않는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평온한 얼굴로 대한다. 자신에게 손해를 입힌 인간에게 화를 내고 따지고 싸우게 되면 그 순간은 기분이 풀릴지 모르나 길게 보면 사람을 잃는다는 것이다. 사업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화를 누르고 그저 좋은 척 다독여 같이 가는 것이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득이 된다는 것이다. 어지간히 세파에 단련되지 않고서는 터득하기 어려운 경지가 아닌가. 좋은 친구다.

반면 구밀복검(口蜜腹劍) 형의 인간도 있다. 입에는 꿀을 바르고 달콤한 말로 유혹해 가까이 다가가면 뱃속의 칼로 위해(危害) 하는 유형이다. 누구나 직접 당하기 전까지는 '사면춘풍'으로 오인하게 만드는게 이 구밀복검形의 야비한 기술이다. 이런 인간 역시 평시에는 '사면춘풍' 이다. 어수룩해 보이는 먹잇감이 포착되면 아주 친절하게 접근한다.

예방적 차원에서 이런 사기꾼의 한 가지 수법을 공개 하자면, 좋은 인상 꿀 발린 입담으로 타깃을 유혹해서 마음을 열게 만든 다음, ​상대가 소장하던 골동품을 비싼 값에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니 팔아 주겠다며 가져간다. 그걸로 끝이다. 팔아먹고는 돈은 안주고 차일피일 핑계만 대다가 급기야 상대가 화를 내고 고소하겠다고 나서면 그때는 뱃속의 칼을 꺼내는 것이다. "증거를 대라" 이다.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넌지시 하는 거래라 당한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여럿이 당하고 나면 소문이 퍼져 사면춘풍 속에 감춰진 구밀복검이 드러난 지금, 주류에서 소외당한 이런 사기꾼들은 거지꼴로 남들 식사하는 자리나 찾아 슬그머니 공짜 밥이나 얻어먹고 다닌다. 그 와중에도 낯선 먹잇감을 찾아 눈을 희번덕거리며....

이 '구밀복검'​ 형의 인간들이 우리 정치판에도 더러? 섞여 있는 것 같다. 선거 때면 쏟아내는 공약(空約)들이 그들이 내미는 미끼다. 조심할 수밖에 없다.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우리의 정치판은 세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민생은 내 팽게친지 오래고, 산적한 외교문제도 나 몰라라 하고 니탓 내탓으로 매일 같이 험악한 상소리로 날을 지새고 있다. 참 지긋지긋하게도 싸운다. 이러다가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아주 착한 미소를 흘리며 온갖 공약(空約)으로 표를 유혹한다.

이런 정치꾼들을 방치하면 나라의 장래가 암울해 진다. 나라 장래를 걱정 한다면 국민 모두 좀더 정치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내 지역 후보들을 철저히 점검하자. '구밀복검'형 정치꾼들에게 또 당하기 전에, 우리 국민 스스로가 조심, 또 조심 검정해서 가려내 퇴출시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