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전략 폭격기 B-52 2대와 공중 급유기 KC-135 3대가 지난 25일 대한해협을 경유해 동해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미 공군 전략 폭격기가 동해상에서 작전 비행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Spots)에 따르면, 지난 25일 미군의 B-52H 스트래트포트리스(B-52 Stratofortress) 2대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동해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앤더슨 기지와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KC-135R 스트래토탱커(Stratotanker) 3대도 이날 이들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에어크래프트 스폿은 B-52 등의 항적을 공개하고 남중국해에서도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Spots)에 따르면, 미군의 B-52H 스트래트포트리스(B-52 Stratofortress) 2대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동해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에어크래프트 스폿 트위터

미 공군의 B-52와 KC-135는 지난 3월 19일, 5월 22일, 9월 16일 등에도 앤더슨 기지를 발진해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 북태평양 상공까지 비행했지만, 모두 일본 열도 동쪽으로 비행했다. 이번 비행은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 대한해협을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B-52는 길이 49m, 폭 56m, 무게 221t의 전략 폭격기다. 폭탄·미사일 탑재량은 31t에 달한다. 당초 핵폭탄 등 폭탄만 탑재했지만 개량을 통해 크루즈미사일 등 핵탄두 공대지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과 함께 미국의 '핵보복 3축’ 중 한 축을 맡아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미·북 실무회담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계획된 훈련은 정상적으로 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군 소식통은 "B-52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 전략자산"이라며 "핵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면 언제든 한반도로 전개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23일) 로드리게스 사격장(영평사격장)에서 실시된 대한민국 제5포병여단의 실사격 훈련을 참관했다"고 밝히고 현장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 해안경비대도 같은 날 소속 경비함 스트래턴함(WMSL-752)이 지난달부터 이달 초순까지 서해에서 북한의 불법 환적과 관련된 초계작전을 벌였다고 밝히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지난 22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처음 무단 진입한 것을 겨냥한 조치란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는 당시 공중 조기경보 통제기 1대를 비롯해 전략폭격기 TU-95 2대가 주력 전투기인 SU-27 1대의 호위를 받으며 울릉도 북방 KADIZ를 넘어오는 등 6시간을 돌아다녔다. 당시 미 국무부는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과 관련, "도발적인 공군작전"이라며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