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소찬 (尸位素餐)

尸: 주검(시동) 시, 位: 자리 위. 素: 흴 소, 餐: 먹을 찬.

시동의 공짜밥.

일은 않고 봉급이나 받아먹는 정치인을 비유한다.

한서(漢書), 주운전(朱雲傳)에

상불능광주(上不能匡主): 위로는 임금을 바로잡지 못하고,

하무이익민(下無以益民): 아래로 백성을 이롭게 하지 못하니,

개시위소찬자야(皆尸位素餐者也): “다들 하는 일 없이 봉급만 받아먹는 사람들이다” 라는 문구에서 유래됐다.

시위(尸位)는 제사 때 어린이가 앉는 자리이다. 옛 중국에는 조상의 영혼이 순수한 어린아이의 몸을 빌려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있다고 믿었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좋은 자리에 앉아 맛있는 음식을 맘껏 먹었다고 한다.

'20대 국회 의정활동 평가'에 대한 바른 미래당의 여론조사 결과, 부정적 평가가 77,8%, 즉 백점 만점에 18,6점 이었다.

무노동 파업을 한 국회의원 들이 다달이 1100만원이 넘는 세비를 꼬박 꼬박 챙겨먹고도 내년에는 2,1%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후안무치 하다.

연봉 1억 5천만원이 넘는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사무실과 차량 유지비, 9명의 보좌관 인건비는 별도 지급된다.

영국 하원의원은 연봉이 1920만원에 불과하다. 여타 경비 지원도 없어 기사 딸린 승용차 타고 다니는 의원은 전혀 없고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2006년 의원 연금법을 폐지했고, 2016년 세비 14%를 삭감했다.

미국은 2009년 이후 10년간 세비를 동결하고 있다.

비교해 보면 참 살기 좋은 우리나라다. 국회의원 만-.

방문 약속 저녁 일곱시, 갑자기 닥친 추위 속에 다세대 주택인 4층 우리 집에 가스 안전원 아주머니가 오셨다.

당연히 그들의 직업이지만 추운데 고생시키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었다. 보일러실 가스 점검 중에 아줌마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그래그래 아들, 엄마 두 군데만 들르면 오늘 일 끝나니까 숙제하고 있어요. 맛있는거 사 갖고 빨리 갈께" 그 통화를 듣고, 마감 임박한 칼럼 땜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추운날 어두운 밤까지 일하는 저 아주머니 사랑하는 아들에게 맛있는 걸 사서 빨리 집에 가려 손길이 바쁜 저 아줌마에게 우리 사회는 얼마큼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을까?

너무 보잘 것 없을 것 같아 차마 묻지도 못하고, 시간 뺏기 미안해 커피 대접도 못하고, 일 끝난 아주머니께 그저 "수고 하셨어요. 조심해 가세요" 라고 밖에 못했다. 그리고 이 시위소찬(尸位素餐) 이란 제목의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