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접견,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국을 찾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다. 비건 대표는 미국 북핵 실무협상 수석대표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70분 정도 대화를 나눈 비건 대표는 기자회견장을 찾아 대화로 비핵화를 이루자며 북한 설득에 나섰다.

비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두 나라 정부가 비핵화 협상의 문을 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북한이 한국·미국·일본 및 유럽에 한 발언은 적대적이고 부정적이라고 지적하며, 유감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발언이 북미 간 회담의 취지나 정신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협상 시한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두 나라의 지도자가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천명한 약속을 계속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협상 대표는 북한의 대화 상대와 계속 대화함으로써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북한에 창의적 해법을 제시한 점을 언급하며, “타당성이 있는 단계와 유연한 조치로 균형 잡힌 합의,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준비했다고 북한에 밝혔다. 이는 달성 가능한 목표이지만 미국 단독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오늘(16일) 다시 한번 직접 북한의 대화 상대에게 말한다”며, “제가 한국에 온 만큼 북한은 미국을 어떻게 접촉해야 할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최근 들어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이는 한반도의 항구 평화 체제를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식으로 북한이 도발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지금 늦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미국과 북한은 의지만 있으면 더 나은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비건 대표에 앞서 이 본부장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에 비건 대표가 4개월 만에 방문했다”며, “한미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긴밀한 공조로 양국의 공동 목표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 평화 정착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을 재개하면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한미 공동의 입장에서 앞으로도 계속 빈틈없는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국과도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비건 대표가 당일 오전 11시부터 35분간 청와대 본관에서 만남을 가졌으며 비건 대표가 이같은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비건 대표를 향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해준 데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에도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접견 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했다. 두 사람은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미 협상 진전 등을 위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