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언영색 (巧言令色)

巧: 공교로울 교, 言: 말씀 언, 令: 하여금 영, 色“ 빛 색.  

“환심을 끌기 위한 말과 알랑거리는 얼굴 색.”이라는 뜻으로 출세하기 위해 권력자에게 손 부비며 알랑방귀 뀌는 간신배들의 위선적 행위를 일컫는다.

직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부류이다. 이런 부류는 자신의 출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여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냉정하거나 가혹하게 대하는 더러운 특징이 있다.

그리고 특히 두드러지게 교언영색 하는 인간들이 많이 출몰하는 시기가 지금 이 선거철이다. 출마자들에게는 유권자가 자기 출세의 열쇠를 가진 절대자이기 때문에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위해 온갖 헛공약을 남발하고 손을 부비며 교언영색으로 표를 구걸한다.

명심보감 존심편(存心篇)에 '귀이망천자(貴而忘賤者)는 불구(不久)'라는 문구가 있다. 귀하게 되고나서 천했던 때를 잊는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교언영색으로 표를 얻어 벼슬자리에 오르고 나면, 표변해서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소인배들이 많다. 이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우리 정치판의 관행적 생태이다.

이런 지조 없는 인사들은 감언이설(甘言利說)과 교언영색으로 벼슬길에 올라봤자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인데, 근자에는 이런 자들을 투표 전에 미리 걸러내는 여러 가지 장치가 시민사회로부터 마련이 되어, 우리 유권자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색출해 낼 수 있게 되었다. 바른 공약 실천운동 (메니 페스토)가 그것이다.

시민 사회단체가 헛공약을 추방하기 위해 실천가능한 공약인지 아닌지를 검증하여 유권자들께 알리는 것이다. '유권자 사후검정' 이란 사회적 제도도 있다. 후보들의 공약을 채집해 두었다가 실천 여부를 감시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우리 유권자들이 적극 동참하여 유권자의 매서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

이렇듯 다양한 노력으로 우리의 정치 풍토가 어느 정도 맑아지기는 하겠으나, 근본은 정치인의 정신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시끄럽고, 혼란스럽고, 또 많은 실망을 안겨준 2019년을 보내면서 그래도 2020년의 새 희망을 품어 보는 것이 우리 유권자들이다.

새해에도 우리 민족의 앞에 가로 놓인 길이 순탄치 않을 것같은 여건이 국내외적으로 많이 조성되고 있다. 모든 정치가들이 정직하고 청렴한 마음가짐으로 힘을 합해도 헤쳐 나가기 버거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위를 이용해서 사욕(私慾)을 채우거나 난체하고 갑질하는 무리들이 줄어들어 국민께 희망을 주는 깨끗한 정치판이 되어 지기 바라는 마음이다.

38년간이나 미국 미시건 대학의 총장을 역임한 J.B 에인젤 박사는 "나팔 보다는 안테나를 높여야 한다" 라고 했다.

꼭 우리나라 총선에 출마하는 인사들 들으라고 한 소리 같다. 골목골목 누비며 시끄럽게 나팔만 불어 대지 말고 안테나를 높이 세워 국민의 바라는 마음을 모아서 귀담아 들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