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 일천 천, 江: 큰내 강, 萬: 일만 만, 川: 내 천

세상천지의 모든 강과 하천을 말함인데, 이 모두를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이고도 그 푸른빛과 짠 맛을 변치 않는 바다를 칭송하는 말이다.

세상에는 천강만천(千江萬川) 같이 온갖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사람의 견해가 각각 다양할지라도 배척하지 않고 폭 넓게 포용 할 수 있는 지도자를 '바다'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모름지기 지도자라면, 지연(地緣), 학연(學緣), 종교 등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옳다. 특정인끼리만 모여 반대쪽의 의견에는 귀를 닫고 밀어붙이는 정책은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며 나라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첩경일 뿐이다. 원칙은 지키되 반대 의견도 참고해야 융화가 이뤄진다.

'삼총사', '몬테 그리스토 백작'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긴 18세기 프랑스 작가 알렉산드르 뒤마 선생은 원칙을 중시하는 성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소한 적이 많았는데, 그의 아들 '뒤마 피스' 역시 '춘희'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였다. 어느날 그의 친구가 "자네 아버님을 험담하는 사람이 많네, 그 강직한 성품을 좀 눌러 주시라고 조언을 드리게" 라고 했다. 이에 뒤마 피스는 "우리 아버님은 바다와 같은 분이네, 어린애들이 오줌을 누어도, 주정뱅이 들이 침을 뱉어도, 바다는 변하지 않는다네" 라고 대꾸해 주었다는 일화가 있다.

모든 강은 온갖 굴곡을 겪고도 결국은 바다로 귀착한다.

바다는 그 모든 것을 포용할 넓은 아량을 가졌다.

나라를 이끄는 정치인 이라면 바다를 닮아가야 할 것이다.

욕하고 침 뱉고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수 없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다.

소소한 시비로 일희일비하며 물길을 막아서는 아니 된다. 도량이 좁은 사람은 바다가 될 수 없다.

새해에는 정치하는 분들 모두 상대를 포용하는 넓은 배포로 바다를 닮아, 어렵게 살아가는 국민들 미간의 주름을 펴 주시기들 바란다.

겨울 답지않게 포근한 밤, 조용히 눈이 내리고 있다. 술 한잔이 그리워지는 저녁이다. '유안진' 님의 시 '지란지교를 꿈꾸며'에 등장하는 "비 오는 저녁 눈 내리는 밤, 고무신 끌고 찾아가는 친구" 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내게도 가까이에 고무신 끌고 흙 묻히고 가도 탓 하지 않는 정겨운 친구가 있다.

오늘도 여전히 정치 땜에 시끄러운 T.V를 끄고, "저 양반 들은 지치지도 않나? 이런 날은 좀 차분히 쉬어가며 싸우지" 중얼 거렸다. 막걸리 한통 사들고 화목난로가 따뜻한 친구의 작업실에나 찾아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