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즉다사 (富即多事)

富: 부자 부, 卽: 곧 즉, 多: 많을 다. 事: 일 사.

부즉다사(富即多事) 라는 말은 부자는 일(탈)이 많다는 말로 “돈이나 재물이 많으면 그 만큼 귀찮은 걱정거리도 많이 생긴다.” 라는 뜻이다.

예로부터 수부귀다남자(壽富貴多男子)라 하면 더 이상의 축원이 없다.

'오래살고 부자 되고 귀해지고 아들 많이 낳으라' 이 뜻인데, 중국의 삼황오제 중의 한분으로 추앙받는 요(堯) 임금은 달랐다.

요(堯) 임금이 국경지역을 시찰 중에 한 지방관이 오래오래 사시라고 축원 했더니, 수즉다욕(壽卽多辱), 즉 오래 살면 욕되는 일이 많이 생긴다며 사양했다고 한다. 다른 지방관이 부자가 되시라고 축원하니 부즉다사(富卽多事), 부자가 되면 번거로운 일이 많다며 또 사양했다. 세번째로 아들을 많이 낳으시라 축원하니, 다남자즉다구(多男子卽多懼)라, 아들자식이 많으면 두려운 일이 많이 생긴다 라며 또 사양했다.

특히 권력의 정점인 임금의 자리란 동서고금 할 것없이 형제간에도 죽고 죽이는 골육상쟁이 빈번했기에 요(堯) 임금은 아들이 아닌 신하 중에 어진 순(舜)에게 선양(禪讓)했고, 순(舜) 임금 역시 기대한 데로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감읍한 백성들은 대대로 '요, 순(堯, 舜) 시절만 같아라' 하는 노래를 지어 두 어진 임금의 선정을 찬미해 오고 있다.

'부즉다사(富即多事)'란 요(堯) 임금의 시찰 중 일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부귀다남자(壽富貴多男子)'를 최고의 축복으로 여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목숨 걸고 아귀다툼 하는 요즘 세태에는 한심한 타령으로 들릴지 모르나 현세에 권력을 가진 자나 그 권력을 뺏으려 애쓰는 사람이라면 그 옛날 요(堯) 임금의 깊은 뜻을 헤아려 보라. 욕속부달(慾速不達)이란 깨우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브라이스 파스칼'이 말했다. "사람은 천사도 아니지만 짐승도 아니다. 그러나 불행한 점은 생각은 천사처럼 하려 하지만 행동은 짐승처럼 한다는 점이다."

욕심을 자제하고, 나보다 대중을 생각하고, 자연과 지구를 사랑하는 천사같은 사람들도 많다. 그 분들의 희생으로 이 아름다운 지구가 연명하고 있는 반면,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짐승같은 사람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수부귀다남자(壽富貴多男子)를 다 이루었다 치고. 그 뒤에는 또 무엇을 위해 애를 쓸 것인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짐승같이 살아가는 인간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선현들의 가르침을 옛 이야기로 흘려 치부할 것이 아니요, 현 세파에 시달리는 가랑잎 같은 우리네 인생 항로에 등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