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감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중국 지난·톈진에서 입국한 여행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한 채 발열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춘제·방학 맞아 중국갔다 속속 입국…우한폐렴 최대 고비
중국내 확진 6000명 넘어…한국 유증상자 183명으로 늘어

29일 중국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6000명을 넘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자 수(5327명)를 넘어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9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5974명, 사망자는 1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실시간 성별 합산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를 기준으로 확진자는 더 늘어 6086명에 달했다. 사망자 수는 사스 당시 (349명)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언제 넘어설지 알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중동에서도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29일 아랍에미리트(UAE) 보건부는 "우한에서 온 중국인 가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중국 동포(조선족) 밀집 지역과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동포 상권은 이미 얼어붙었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비춰보면 약 70만명의 중국 동포 중 올해 춘제 기간(1월 24일~2월 9일)에 약 10만명이 중국을 방문한 뒤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대학에 분포된 중국인 유학생 7만명도 복병이다. 우한 폐렴 상황의 중대 분수령이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중앙시장 골목은 우한 폐렴 여파로 평소보다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 골목 입구와 한복판에는 영등포구 보건소에서 `귀국 후 14일 내 증세가 있으면 1339로 전화를 하라`는 중국어 안내 현수막이 걸렸다. 이 지역에 밀집해 거주하는 중국 동포들을 향한 메시지다. 대림동에서 마라탕 가게를 운영하는 중국 동포 정의식 씨(60)는 "평소에는 하루 300~400명이 찾는데 최근에는 30명 정도만 가게를 찾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약국은 마스크를 찾는 이들로 붐볐다. 이날 자양동 차이나타운 중앙에 위치한 대형 상가건물 내 7개 음식점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손님도 세 팀뿐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조사 대상 유증상자가 전날 112명(15명 격리 검사)에서 183명(25명 격리 검사)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유증상자가 하루 만에 급격히 증가한 건 지난 28일부터 질본의 조사 대상 유증상자에 대한 분류 기준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당초 366명에서 387명으로 증가했다.

한편 중국과 인천을 오가는 국제 카페리 일부 노선의 여객 운송도 29일부터 잠정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