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진 (拂鬚塵)

拂: 떨어낼 불, 鬚: 수염 수, 塵: 티끌 진.

수염에 붙은 티끌을 털어낸다는 말인데 이 수염은 내 것이 아닌 남의 수염이다. 남의 수염에 묻은 티끌을 털어줄 정도로, 즉 권력자에게 지나치게 아부하는 비굴함을 나무람이다.

중국 송나라 때 강직하기로 유명한 '구준'이란 재상이 연회에서 자신의 수염에 붙은 음식 찌꺼기를 '참정' 벼슬을 하는 '정위'라는 자가 얼른 일어나 공손히 닦아 주는 것을 보고 나무랬다. "어허! 참정이라면 나라의 중신(重臣)인데 어찌 남의 수염에 붙은 티끌이나 털어주는 하찮은 일을 하시오!" 그 말에 정위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다.

우리나라로 보자면, 소위 '계보정치' '보스정치'니 '패거리 정치' 따위의 한심한 관습으로 인해, 계파간의 정쟁에서 정책적인 자기소신은 없고 대가리만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뱀꼬리 같이 하찮은 정치인들을 일컬음이다. 턱 치켜들고, 국회의원이랍시고 서민들에게는 하늘같이 군림하는 인간들 중에 권력자에게는 불수진(拂鬚塵) 하는 낯부끄러운 인사들이 많다. 바로 간신들 이다.

또한 자신의 수염이나 털어주는 하찮은 인간을 오냐 어흠 하고 받아주는 뱀 대가리 같은 윗사람도 큰 문제다.

간신이 들끓고 이를 가까이하는 권력자가 있는 나라는 망한다. 이는 지역사회나 크고 작은 민간회사도 마찬가지다.

"사람이란 스스로의 운명을 지배하는 자유로운 자를 말한다" '칼 마르크스'의 발언이다. 그 말을 빌려보면, '불수진' 따위로 권력자에게 자신의 운명을 의탁하는 자들은 사람도 아니다 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예부터, 아부하지 않고 불이익을 감수 하고라도 소신껏 자기주장을 간언 할수 있는 사람을 충신이라 일컬었다. 역사는 충신이 많은 나라는 백성이 평안하고 나라가 부흥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다행히도 현세 민주주의 사회의 우리 국민들에게는 간신과 충신을 가려서 선택 할 수 있는 투표라는 권한이 주어져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을 위해 사심을 버릴 줄 아는 충신들을 신중히 가려내어 표를 주자. 그래야 나라가 부흥하고 국민인 우리가 평안해진다. 국리민복(國利民福)은 유권자인 우리 국민의 한표 한표에 달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