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자칭 "우한폐렴 청정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소식통들은 최근 우한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소식을 계속 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함경북도 청진시에 있는 도(道)인민병원에서 폐렴과 독감 환자 1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노동당 간부가 “이달 중순 도 인민병원에서 환자 여러 명이 숨졌는데, 특이하게도 병원 측이 시신을 직접 화장해 가족들에게 유골을 전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일 보도했다.

이 노동당 간부에 따르면, 청진시 포항구역 산업동에 있는 함경북도 인민병원에서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환자 12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의 연령이나 성별은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2월 초 감기 증세를 보이다가 곧 폐렴과 독감 증세가 나타나 입원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틀 사이에 12명이나 사망하자 청진시 방역 당국과 주민들은 바짝 긴장한 상태”라고 이 간부는 전했다.

“북한의 그 어떤 병원도 사망한 환자의 시신을 화장해서 유가족들에게 돌려주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병원 측이 독감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며 시신을 즉시 화장하고 병원 전체에 대한 소독을 몇 차례나 되풀이 했다”고 이 간부는 전했다.

노동당 간부 "제일 좋다는 병원이 독감 치료를 못했다"

함경북도에서 가장 크고 시설이 좋다는 도 인민병원에서 독감과 폐렴을 치료하지 못해 12명이 사망했고, 병원 측이 자기네 비용을 들여 화장까지 했다는 점, 병원 전체를 꼼꼼히 소독한 점이 의심스럽다고 이 간부는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병원 측은 환자들의 사망이 요즘 유행하는 우한폐렴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신 화장과 병원 소독을 직접 지켜본 청진 시민들은 우한폐렴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주민도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이번에 환자가 사망한 도 인민병원은 과거 청진의학대학병원으로, 함경북도에서는 가장 좋은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병원에서 독감을 치료 못해 10여 명이 사망했고, 병원 측이 시신을 화장하고 시설 소독을 한 뒤 “우한폐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자, 주민들은 오히려 더 의심하며 공포에 떨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방송은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북한에서 우한폐렴 감염자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재확인했고 북한 당국도 같은 주장을 폈다”며 “하지만 WHO의 우한폐렴 발병 집계는 회원국의 보고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연합뉴스의 보도를 인용했다.

한편 통일부는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우리 측 발생 현황이나 북한 동향에 대해 국제기구 등과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북한 발병 사실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의 보도나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는 기존의 답변만 되풀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