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은 무엇일까? 누구든지 그것을 단순히 자유로운 삶이라고 대답한다면 매우 피상적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특징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그것은 분야주권(分野主權) 사상이다.

이것은 인간의 삶이 재능에 따라 수많은 분야로 나누어져 있고, 각 분야는 독자적인 지배원리가 있고, 어떤 분야 사람이 다른 분야에 개입하여 함부로 간섭할 수 없고, 같은 분야 사람들끼리 경쟁하며 연구하고 노력하며 발전시키며 자기존재의의를 실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그런 정치사상이다.

이 정치체제는 국민 모두를 윈윈하도록 만드는 제도이다. 즉 인간이란 창조주 하나님 아래에서 참 자유를 누리며 각자에게 주어진 재능으로 과제를 수행하며 서로 봉사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분야주권 사상의 핵심이라는 말이다.

이 분야주권 사상은 성경에서 나온 것이다. 성경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인간을 공동체적인 존재로 창조하셨다고 하며, 모든 인간들은 각자 태어날 때부터 받은 은사를 발휘하여 자기 존재의의를 실현하는 동시에, 인류 공동체로 하여금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창조주 하나님의 영원한 뜻을 이루는 쪽으로 수렴한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성경은 인류의 시조가 창조주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타락하여 영광스러운데서 추락하여 기형적인 공동체를 이루며 연명해 왔음을 지적한다. 사실 지금까지 지상에 있어왔던 어떤 공동체도 온전한 것은 없었다. 역사는 그 동안 이 세상은 국가 공동체든, 종교공동체든, 회사공동체든, 경제공동체든, 문화공동체든 완전한 것은 없었음을 가르친다.

그 동안 타락한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모든 인간은 서로 시기 질투하며, 중상모략하고 잔인하게 서로 학대하며 전쟁하는 등등 상처투성이 공동체를 이루며 불안 속에 살아왔고 또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에서 참된 평화를 인간 스스로 이룰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우리는 매우 부정적인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인간 속에 있는 탐욕은 무서운 내부적인 적으로 계속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공동체 가운데 분야주권 사상이 온전히 실현될 수 있을까?

하나님은 아담의 실패로 인해 야기된 기형적인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시고 그 다음 그의 몸 된 교회를 이 땅에 심으셨다. 바울이 설명한 교회는 그 모든 지체들이 각자 은사를 발휘하여 그리스도의 온전한 몸인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 유기적으로 서로 봉사하여 함께 풍성한 삶을 살도록 하는 공동체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지상교회는 아직 한 번도 성경이 보여주는 완전한 공동체를 이루지 못했다. 다만 오순절 성령강림이 있은 직후에 잠간동안 그 면모를 보여주었을 뿐 지상의 교회는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그 구성원들의 마음속에는 죄성이 남아 있어서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성경은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다시 오실 때 교회가 완전해진다고 가르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인류를 위한 새로운 공동체를 선물하셨다는 것과 이것이 언젠가 완전해진다는 사실만 아는 것으로 만족하며 그 시점 곧 완전해 질 그 시점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 교회 공동체는 모든 지체들 곧 구성원들이 다른 지체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스스로 자기 재능을 연마한다고 가르친다. 모든 지체는 동일한 권위와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 일을 얼마나 충성스럽게 수행하는가 하는 것이다. 손의 일을 발이 대신하지 못하며 눈의 일을 귀가 하지 못한다.

모든 구성원들은 각자 맡은 일을 수행하며 고유의 원리에 따라 자기 일을 수행하며 공동체 전체가 조화와 평화가 이루어지게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