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지지(老馬之智)

老: 늙을 노, 馬: 말 마, 之: 어조사 지, 智: 지혜 지.

이 말의 뜻은 “늙은 말의 지혜” 즉, ‘오랜 경험에 의해 쌓인 지혜가 세상 풍파를 이겨 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환공이 전쟁 중 산속에서 적군에 포위되어 전멸 될 위기에 처했을 때, 재상 '관중'이 말하기를 "이럴 경우에는 전장의 경험이 많은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라고 간언했다. 이에 환공이 전쟁터에서 오래 종사한 말을 찾아내어 앞세우니, 전군이 그 말의 뒤를 쫓아 숲길을 해쳐나가 무사히 활로를 찾았다 한다.

젊은 패기도 중요하지만 연륜이 의한 경험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라는 뜻의 고사성어가 바로 노마지지(老馬之智) 이다.

대한민국 21대 국회는 참신한 변화 속에 출발하게 되었다.

300명 의원 중에 무려 151명, 절반이 넘는 의원이 초선의원이고. 여성의원 또한 57명이나 된다. 이런 투표의 결과는 그동안 기존의 여의도 정치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큰 환멸을 느껴왔고 식상해 왔든가를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닌가.

젊은 피(생물학적으로 젊다기보다 기존정치의 지저분한 때가 배어 있지 않은)가 대량 수혈된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한편으로는 넘치는 패기를 절제하고 조율할 노마지지, 즉 연륜과 경험의 정치도 존중해 신구세대가 잘 융화해 주었으면 하는 국민적 바람을 전하고 싶다.

1984년 73세의 나이로 재선에 도전한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56세인 상대후보 월터 먼데일로부터 나이에 대한 집요한 공격을 받았다. 먼데일은 사사건건 레이건의 노령(老齡)을 들먹이며 국가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며 유권자를 선동했다. 당락을 판가름할 마지막 T.V 토론에서 먼데일은 레이건에게 역시나 "당신의 연로한 나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도발했다. 이에 레이건은 의연하게 "이번 선거에서 나이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읍니다" 라고 했다. 먼데일이 무슨 뜻이냐고 되묻자 레이건은 "당신이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라고 받아쳤다. 상대의 나이를 이용하려다 되치기 당한 먼데일은 할 말을 잃었고 레이건은 재선에 성공했다.

새 시대, 새 대한민국을 가꾸어 나갈 새 국회가 탄생했다. 패기와 연륜이 잘 조화되는 협치의 정치를 우리 국민들은 염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