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10일 조선노동당 8차 대회 6일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했다고 11일 보도했다.

북한이 10일 연 8차 조선노동당 대회 6일차 회의에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추대했다. 미국 워싱턴D.C. 외교안보 분야 두뇌집단인 윌슨센터에서 올해 2월까지 연구위원으로 연구활동을 하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을 총비서직에 추대해 유일영도 체제를 강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012년 4월에 연 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영원히 모시는 결정서를 채택했었다. 그해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정일에게 '영원한 국방위원장'이란 호칭을 달아 이를 헌법에 명시했다. 그러다 지난해 헌법을 개정하면서 김일성과 함께 김정일도 '영원한 수령'으로 표기했다.

이번 8차 당대회에서 북한은 2012년 결정서를 부정하고 김 위원장을 총비서직에 추대하는 한편 기존 정무국을 김일성·김정일 시대 비서국으로 바꾸었다. 정 연구위원은 "다시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총비서와 비서국 체제를 부활한 것은 기존의 '노동당 위원장'과 정무국 체제에서 당 조직의 각급별로 너무 많은 '위원장'과 '부위원장' 직책이 존재해 김정은의 권위가 충분히 서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총비서와 비서국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총비서' 직함은 오직 김 위원장만 사용하고 지방당 조직 최고책임자 직책명은 '책임비서'로 바꿔 김 위원장의 직책과 명확히 구별한다는 게 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또한 기존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직책이 2인자 이미지를 풍겼지만 '비서'로 직책명을 바꿔 실무적인 간부 이미지를 준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노동당 1비서'와 '노동당 위원장' 체제를 시험했다가 결국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노동당 총비서' 체제로 복귀한 것은 총비서 체제가 최고지도자의 유일 독재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 연구위원은 노동당 지도부의 세대 교체가 진전했다고 평가했다. 다섯 명으로 구성한 최고위 정책결정기구인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1939년생 박봉주 전 내각 총리가 물러나고 1957년생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비서를 새로 선출했다. 조용원 전 조직지도부 1부부장은 최근 김 위원장 공개활동에 가장 자주 수행한 인물이다.

이번 8차 당대회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비서국 및 당중앙군사위원회에 조용원을 선출했다. 이로써 핵심 실세로 급부상했다. 그의 공식 서열은 5위이지만 실제로는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1부부장과 함께 김 위원장 다음 가는 영향력을 가졌다고 정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8차 당대회에서 김 1부부장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에 선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정치국 후보위원직에도 선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정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결정하면 김 1부부장은 언제든 정치국 후보위원이나 위원직으로 선출할 수 있고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상시 보좌하기 때문에 조용원처럼 공식 지위가 갑자기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