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그렇다고 반페미니스토도 아니다. 나는 남녀평등 사상을 믿지만 동등되다는 주장은 배격한다. 인간을 만드신 창조주가 구별되게 지었기 때문이다. 그 구별은 질서를 요구한다. 세상은 그 선을 없애고자 부단히 시도한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라는 구분은 정한 이치이다. 인간은 창조주가 아니기 때문에 성(性)의 정체성이나 역할을 맘대로 바꿀 수 없다. 설혹 그런 욕구 충족을 이루는 의료기술을 사용한다고 해도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조던 피터슨이 주장한 말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행복은 찰나에 불과하다. 삶을 가장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의미는 책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 그러면서 남자로서 여자로서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측면에서 진짜 행복은 가장 심오한 책임을 다하는데서 얻어진다고 역설한다.

가부장적 사회구조는 분명 변해야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커리어를 중히 여기는 서구문화의 일방적인 주장은 성의 정체성과 책임성을 훼손시킨다. 경력단절과 육아의 부담 때문에 결혼을 피하거나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것은 부모가 되어야 할 의무와 부모의 가장 심오한 책임을 저버리는 일로써 피터슨 교수는 “결혼해서 애 안 낳고 뭘 대단한 일을 할텐가?”라고 물었다. 이런 이야기 때문에 여성들이 그를 싫어하고 되레 이삼십대 남성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그가 쓴 <질서 너머>라는 책이 출간된 지 3주 만에 5만 부가 팔렸다. 특히 그는 “남자는 신생아 육아를 위해 만들어져 있지 않다. 젖도 안 나온다. 또 여성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남자가 집에서 애만 보고 있으면 남편에게 느끼는 매력이 급락(nosedive)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여성은 애 낳는 기계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창조주께서 남자를 아이를 잉태케 하거나 젖을 물리게 만든 것이 아님은 분명하지 않는가? 전 세계에서 최저 출산율을 그냥 내버려 둘 것인가? 창조의 원리로 돌아가자고 말하는 것이 여성들에게 그렇게 비난받아야 할 일인가? 여성의 궁극적인 위치가 가정이라고 말하는 것이 성차별적인 발언에 해당하는가? 창조주 하나님을 대변하는 성직자들은 인구감소에 대한 책임은 전혀 없는 것인가? 성전환이나 동성애와 같은 창조 질서 파괴만 심각한 죄악이 아니라 책임회피도 큰 죄악이다. 성경은 이 시대에도 신앙과 행위의 유일한 규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