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인도적 지원을 할 뜻이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현지시간 11일 미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들은 특히 코로나19의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북한이 먼저 미국과 대화를 준비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백신 지원이 북미 관계에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해진 대상자들에게 백신이나 의료품이 제대로 도달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확실한 모니터링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로서는 북한에 백신을 공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하고 실용적 대북 외교 방침을 밝힌 뒤 북한에 검토 결과 설명을 위한 접촉을 제안했고, 북한도 이를 잘 확인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앞서 북한에 외교의 기회를 잡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실용적' 대북 외교 방침을 밝힌 뒤 북한에 검토 결과 설명을 위한 접촉을 제안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실용적' 대북 외교 방침을 밝힌 뒤 북한에 검토 결과 설명을 위한 접촉을 제안했다.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 제임스 김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미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할 마음이 있지만, 합리적인 선에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합리적인 선이 어디냐, 미국이 이미 싱가포르 합의의 중요성을 인정했고 또 백신 공유, 인도적 지원 의사까지 밝혔으니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냐, 이제는 북한이 대화에 나올 차례"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하지만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내부적으로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현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백신을 지원받기 위해 당장 북미 대화를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바라고 있다"며 "인도적 지원 하나로 북한이 당장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역시 미국이 발표한 대북전략 기조에 맞춰 북미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제임스 김 선임연구위원은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가 지금처럼 북한에 지속적으로 대화의 손길을 보낸다면 회담 의제에서 북한 분량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유화 메시지를 보내고 백신 공유, 인도적 지원 의사까지 선의적 조치를 다 취한 만큼 한국 정부가 무언가를 더 요구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문제가 아닌 다른 의제, 다시 말해 한미일 삼각공조와 한중 관계 등에 대해 더 논의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